공무원 9급 국어

만흥(윤선도) 완벽 해설

깊고푸른강 2023. 3. 12. 01:05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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만흥

: 자연과 더불어 유유자적하며 살아가는 강호가도를 노래하고 있는 이 작품은 전체 6수로 된 연시조로, 병자호란 때(1642, 56) 왕을 호종(扈從, 임금이 탄 수레를 호위하여 따르던 일)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배되었다가 풀려난 뒤 고향인 해남 금쇄동에 은거하면서 지은 것이다.

자연에 묻혀 지내는 한가롭고 흥겨운 심정을 읊으면서 임금의 은혜를 잊지 않는 것은 사대부 시조의 전통을 이어받은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우리말의 묘미를 잘 살리고 있다.

<1>에는 혼란한 정계를 떠나 자연에서 은거하는 나를 어리석다고 비웃을지 모르지만 자신의 분수에 맞게 속세를 벗어나 자연과 함께 지내겠다는 현실 도피 사상이 드러난다.

<2>에서는 부귀나 공명 같은 세속적인 가치를 부러워하지 않고 자연 속에서 안빈낙도하는 화자의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.

<3>에서는 먼 산이 어떤 벗이나 임보다도 더 좋다고 함으로써 자연과 혼연일체(渾然一體)가 되어 몰입된 화자의 모습을 보여 준다.

<4>에서는 자연을 벗 삼아 지내는 생활이 다른 어떤 것과도 비길 수 없다고 하면서 임천한흥에 대한 자부심을 보이고 있다.

<5>에서는 자신의 성품이 나태하다고 말하고 인간 만사 중에 무엇 하나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고 하며 겸양의 미덕을 보여 주고 있다.

<6>에서는 강호 한정을 읊으면서 임금의 은혜를 잊지 않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는데, 이것은 맹사성의 강호사시가에 나오는 亦君恩(역군은)이샷다와 맥락을 같이 하는 관습적인 표현으로 조선 초기 사대부 시조의 전통을 이어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.

 

갈래 : 연시조

성격 : 강호한정가, 자연친화적, 은일적

연대 : 조선 후기

제재 : 자연에서의 삶

주제 : 자연에 묻혀 살아가는 삶의 즐거움/자연에 묻혀 사는 즐거움과 임금의 은혜

특징

설의적인 표현을 활용하여 주제를 강조함.

안빈낙도(安貧樂道)의 삶의 자세와 물아일체(物我一體)의 자연관이 드러남.

한문 투의 표현이 거의 없고 우리말의 묘미를 잘 살리고 있다.

자연 친화적 삶을 노래하고 있으며, 유유자적하게 자연을 즐기며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는 강호한정가(江 湖閑情歌)의 대표작이다.

자연과 속세의 대조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는 시어 사용

안분지족에 대한 소망과 연군지정의 태도가 잘 나타나고 있다.

인간사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통해 현실 도피적 태도를 드러냄

출전 : “고산유고(孤山遺稿)”

 

<1>

산슈간(山水間)(대유법-자연) 바회 아래 뛰집(초갓집)을 짓노라

그 모론 들은(속세인) 욷는(비웃다) 하다마는

어리고 햐암(시골뜨기-화자자신을 낮춘 겸양적 태도)의 뜻의 내 분()인가 노라.(안분지족)

 

[현대어: 산과 시내 사이 바위 아래에 움막을 지으려 하니 / 나의 뜻을 모르는 사람들은 비웃기도 한다마는 / 어리석고 시골뜨기인 내 마음에는 이것이 분수에 맞는 것이라 생각하노라.]

 

<2>

보리밥 픗나물을 알마초(알맞게) 머근 후()(단사표음)

바횟긋 믉가의 슬카지 노니노라.(유유자적)

그나믄 녀나믄 일이야(자연 즐기고 남은 일=속세의 일) 부럴 줄이 이시랴.(설의법) (안빈낙도)

 

[현대어: 보리밥과 풋나물을 알맞게 먹은 후에 / 바위 끝의 물가에 앉아 실컷 노닐고 있노라 / 그 밖의 자잘한 일이야 부러워할 리가 있으랴.]

 

<3>

잔 들고 혼자 안자 먼 뫼흘(산을) 바라보니

그리던 님이 오다 반가옴이 이리하.(그리운 임이 오는 것보다 자연 보는 것이 더 좋다)

(산이)도 우움도(의인법) 아녀도 몯내 됴하하노라. (물아일체(物我一體)의 경지)

 

[현대어: 술잔을 채워 들고 혼자 앉아 먼 산을 바라보니 / 그리워하던 임이 온다 한들 반가움이 이보다 더하겠는가? / 말도 하지 않고 웃지도 않지만, 산을 즐기는 것을 마냥 좋아하노라.]

 

<4>

누고셔 삼공(三公)(영의정, 좌의정, 우의정의 삼정승=속세의 명예)도곤(보다) 낫다 하더니 만승(萬乘)(황제가 타는 수례=황제)이 이만하.(설의법) 남들은 자연>삼공보다 좋다 하지만 나는 자연>황제보다 좋다.

이제로 헤어든(생각하니) 소부(巢父) 허유(許由)(소부와 허유. 중국 고대에 벼슬하지 않고 숨어 살던 선비들- 중국고사 인용) 냑돗더라.(영리하다)

아마도 임천한흥(林泉閑興)(자연을 즐기는 한가로운 즐거움)을 비길 곳이 업세라.(자연 즐김의 자부심을 드러냄)

 

[현대어: 누가 말하길 전원생활이 정승 노릇 하는 것보다 낫다 하더니 만승을 지닌 천자인들 이만큼 좋겠는가? / 이제 헤아려 보니 소부와 허유의 즐거움 같더라. / 아마도 자연 속에서 노니는 한가로움은 비할 곳이 없어라.]

 

<제5>

내 셩(본성)이 게으르더니 하늘히 아르실샤,

인간만사(人生萬事)를 한일도 아니 맛뎌,(주객전도)

다만당 다토리(싸울리) 업슨 강산(江山)을 딕희라 하시도다.

 

[현대어: 내 본성이 본래 게으름을 하늘이 아셨던지 / 인간 세상 수많은 일 중에서 어느 것 하나도 맡기지 않고 / 다만 서로 차지하려 다투지 않는 강산을 지키라고 하시었구나]

 

<제6>

강산이 됴타한들 내 분()(분수)으로 누얻나.

임군 은혜(恩惠)를 이제 더옥 아노이다.

아므리 갑고쟈 하야도 해올 일이 업세라.(임금의 은혜 찬양)

 

[현대어: 자연을 즐기는 생활이 좋다 하니 보잘것없는 나의 분수로 그게 가능하겠느냐? / 임금의 은혜를 이제야 더욱 알겠도다. / 아무리 갚고자 하여도 갚을 길이 없구나.]

 
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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